연꽃의 에세이

12월 12일 글쓰기 <빗소리가 듣고 싶어서>

연꽃의 집 2020. 12. 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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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가 듣고 싶어서>


오랜 만에 일기예보에 나오는 비 소식.
정말 비가 오려나?
하루 종일 우울한 회색 빛의 하늘은 금방 비를 쏟아낼 기세였던 것 같은데, 결국 비는 내리지 않는다.

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책가방 속에 항상 우산을 넣어 다녔다. 엄마는 집에 계셨지만, 비가 오는 그 때 마중나오지 못 할 것에 대한 대비책이었다.
그래서 나는 비가 오는 날에 엄마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다.

대학 시절 함께 수업을 듣던 친한 친구는 비가 오는 날이면 수업을 땡땡이쳤다. 비가 오는 날은 그녀가 결석을 하는 날이었다.
“오늘 학교 안 와?”
“응, 비가 와서...”

성인이 되어 좋아했던 그 사람과 광안리 바닷가의 창이 커다란 까페에서 함께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부산이 낯선 나에게 기꺼이 창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를 내게 양보했던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봄비는 그 단어만으로 가슴이 설레고,
여름 소나기는 무더위에 지친 우리를 달래주고,
가을비는 옷매무새를 여미게 하는 스산함이 있다.
겨울비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두두두두둑. 우산을 때리는 빗소리가 유난히도 듣고 싶은 오늘이다.

출처 : 폴킴 뮤직 비디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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