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의 글쓰기/연꽃의 3줄 글쓰기

10월 7일 하루 3줄 글쓰기

연꽃의 집 2020. 10. 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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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 세 끼>

느지막이 일어났다.

차가운 물 한 잔으로 나를 깨워본다. 

물을 데운다. 티를 우린다. 

베이글을 데워 한 입 베어 문다.

접시를 닦고 컵을 씻는다.

 

시계는 꼬박꼬박. 멈추지 않는다. 

그래, 점심은 간단하게 라면이다.

후루룩, 후루룩. 김치도 없이. 국물까지 남김없이. 

설거지는 잠시 미루자.

 

책을 펼친다. 활자에, 이야기에, 주인공에 빠진다. 

점차 눈이 감긴다. 

깜빡. 

아차, 어느새 해가 저 편에 있다. 

어제 만들어둔 카레를 데워본다. 

정성스럽게 국을 끓이고, 몇 가지 찬을 꺼낸다. 

음악으로 고요함을 흔들어본다. 

혼자 하는 식사. 허겁지겁.

설거지 거리는 다시 쌓여만 간다.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살기 위해 먹는다. 

먹기 위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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